공원의 전개/윤은성
영원이라는 말을 쓴다 겨울의 도끼라는 말처럼 우연히 여기라고
쓴다. 공원이라고 쓴다. 누군가를 지나친 기분이 들었으므로
모자를 벗어 두고 기타를 치고 있는가 물구나무를 서고 있는 아이의 다리 위로
그대는 날아가려 하는가 발을 버둥거릴때 옷깃을 쥐려하는 손들이 생기고
손목을 내리 찍으려고 돌아다니는 도끼
물이 어는 속도로
얼음이 갈라지는 속도로
겨울의 공원이 생기지, 해가 저물도록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던 사나이여
그대의 곁에서 넘어지고 일어서는 어린 수리공들
우리는 우리의 작업을
언제든 완료할 수 있지,
그저 꽃잎을 떨구면
그저 붉은 페인트 통을 엎지르면
상점은 짜부라지면서 물건을 토해내지, 상점의 주인처럼 주인의 집주인처럼
이빨들이 썩어가지, 그림자에서는 머리카락이
점점 길어지고 그대의 책장이 넘어가고
또 해가 저물테지, 테이블 위의 물컵은 놓아 둔 그대로 있는데 무엇이
여기서 더 아름다울 수가 있겠는가
우리는 우리의 불씨를 사방에 퍼뜨리고 말았다네, 우는 말들을 내버려 두고 그
대의 늙은 신부들이 먼 도망을 준비한다
수리공이 모두 모이자
그대에게 주려던 꽃이 굳고
페인트가 빠르게 갈라지기 시작한다
- 2017. 문학과 사회 신인수상작
'시로 여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년 신춘문예 당선시 세계일보, 대전일보 (0) | 2019.01.03 |
---|---|
2019년 신춘문예 당선 시 (0) | 2019.01.02 |
내 소원은 죽은 토끼/박상순 (0) | 2018.12.19 |
박형준 무덤 사이에서 (0) | 2018.12.13 |
이수명 공간의 이해 (0) | 2018.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