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강미정 울음이라는 현

생게사부르 2018. 8. 27. 13:40

강미정


울음이라는 현


혼자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그의 등을 본다 연기로 뿌예진
등 안쪽에는 그가 써먹지 않는
울음이라는 현이 떨고 있을까
혼자 담배를 피우며 허공을 볼 때마다
가장 낮은 음으로 침묵처럼 떨고 있을
그의 울음이라는 현,
요즘은 소리내어 펑펑 울 곳도 없지? 말하면
노래방에 갈래? 웃는다
목이 쉬도록 부르는 그의 노래는
울지 않는 울음,
울부짖는 자신을 크게 외칠 곳도 없어
소리 내어 꺼이꺼이 울 곳도 없어
내 현을 떨면서 그의 목을 안고 등을 안으면
등만 보여주며 살았던 삶에게 미안해지고
따뜻하구나 내 무게를 다 안아주는
그의 다리는 늘 후들거렸을 것인데
낮은 숨소리와 안주도 없이 혼자 마신
가벼운 술 냄새와 끝없이 끝을 보고 앉아
등을 보여주고 있는 그의 울 줄 모르는
울음이라는 현이 떨고 있는 등의 안쪽,

 

 

 

 

      하동 평사리 부부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