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이수명 최근에 나는

생게사부르 2018. 8. 13. 09:47

이수명 


최근에 나는

 

 

 

최근에 나는 최근 사람이다. 점점 더 최근이다. 최근에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는 사람들 앞을 지나갔다. 어디서

오는 길이지요 묻는 사람은 최근에 본 사람이고 펄럭이는

플래카드 텅 빈 플래카드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

았다. 나는 펄럭이는 깃발 아래 펄럭이는 그림자를 최근

에 본 사람이고 그 펄럭이는 것이 신기하게도 구겨지지

않고 계속 펄럭이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리하여 나는 구

겨지지 않는 사람들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혹은 구겨

진 신체를 계속 펴는 사람들이었는지도 알 수 없었는데

무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다만 펄럭이는 것이 아무것

도 쓰여 있지 않으려 펄럭이는 것이 가로 지르고 있는 최

근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었다. 수시로 아침이 오려 하는

거리를 신체를 펴고 걸어가는 것이었다. 최근은 편안한

것이었다. 수시로 최근의 사실들이 모여들었다. 조금 더

최근의 일이에요 말하는 사람을 거기서 나는 만날 수 있

을 것이다. 


*      *      *

 

 

 

최근은 점점 더 최근으로 갱신되지만...그 끝을 알 수 없다.

'죽음' 이 끝일지 아닐지도...... 알 수 없다

 

사진은 무한대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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