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유계영 아이스크림

생게사부르 2018. 7. 13. 06:44

유계영


아이스크림


거리의 모든 사람들아
너는 벗겨지고 흰 깃발이 드러난다
너는 벗겨지고 바깥에서 문 잠그는 소리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
너희가 잠자코만 있어준다면
미래에서 온 시간 여행자의 귀를 만져본다면
이런 느낌일 거야

방향을 멈춘 깃발의 긴장
너도 나도 다 가진 비밀이라면
난 다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봐, 이렇게 쉬운 평화

거리의 모든 사람들아
너는 외계의 메시지이고
너는 우주와의 시차이다
양산 속의 꽃무늬가 지르는 비명 때문에
나는 인상을 쓰고야 만다

우리가 사랑한 계절에는
아무 이름도 붙일 수 없는 것
태양이면서도 태양이 아닌 것 때로는
태양이기만 한 것
바깥으로 통하는 문이 녹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시로 여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영배 물모자를 쓰고  (0) 2018.07.16
허수경 수박  (0) 2018.07.14
돌에 물을 준다 이선자  (0) 2018.07.12
서로의 무릎이 닿는다면 이원  (0) 2018.07.11
신미나 연애  (0) 2018.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