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김지하 녹두꽃, 오적 중 장성편

생게사부르 2017. 8. 15. 15:37

김지하


녹두꽃


빈손 가득히 움켜진
햇살에 살아
벽에도 쇠창살에도
노을로 붉게 살아
타네
불타네
깊은 밤 넋 속의 깊고
깊은 상처에 살아
모질 수록 매질 아래 날이 갈수록
홉뜨는 거역의 눈동자에 핏발로 살아
열쇠소리 사라져 버린 밤은 끝없고
끝없이 혀는 짤리어 굳고 굳고
굳은 벽 속의 마지막
통곡으로 살아
타네
불타네
녹두꽃 타네
별 푸른 시구문 아래 목 베어 횃불 아래
횃불이여 그슬러라

하늘을 온 세상을

번뜩이는 총검 아래 비웃음 아래

너희,나를 육시토록

끝끝내 살아

 

 

 

넷째 놈이 나온다

 

 

장성(長猩) 놈이 나온다

키 크기 팔대장성, 제 밑에 졸개 행렬 길기가 만리장성

온몸이 털이 숭숭, 고리눈, 범아가리, 벌룸코, 탑삭수염,

짐승이 분명쿠나

금은 백동 청동 황동, 비단 공단 울긋불긋, 천 근 만 근 훈장으로 온몸을 덮고 감아

시커먼 개다리를 여기차고 저기차고

엉금엉금 기나온다 장성(長猩)놈 재조 봐라

 

쫄병들 줄 쌀가마니 모래 가득 채워놓고 쌀은 빼다 팔아먹고

쫄병 먹일 소돼지는 털 한 개씩 나눠주고 살은 혼자 몽창 먹고

엄동설한 막사 없어 얼어죽는 쫄병들을

일만하면 땀이 난다 온종일 사역시켜

막사 지을 재목 갖다 제 집 크게 지어놓고

부속 차량 피복 연탄 부식에 봉급까지, 위문품까지 떼어먹고

배고파 탈영한 놈 군기 잡자 주어패서 영창에 집어놓고

열중 쉬엇 열중 열중 열중 쉬엇 열중

빵빵들 데려다가 제 마누라 화냥끼 노리개로 묶어 두고

저는 따로 첩을 두어 운우서수공방전(雲雨魚水攻防戰)에 병법(兵法)이 신출귀몰(神出鬼沒)

 

 

*      *      *

 

 

     박정희 군부독재 정치하에서 김지하 시인도 서슬 퍼런 시를 썼을 때가 있었습니다만

그는 박근혜를 인정했고 그 시기 겪은 고초에 대해 금전적으로 보상을 받은 것으로 압니다.

 

 이 앞주에는 육군대장 부인의 공관병에 대한 몰 상식한 갑질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변화라면 김지하씨 ' 오적'에 나오는 장성놈이 그 당시 생활여건에 맞추어 하수라면 사십년 흐르는 동안

사회전반적으로 여건이 좋아져서 보다 더 세련되고 교묘해 진 갑질인가요? 

우병우 수석 아들 보직 평가에 ' 코너링이 좋았다'는 것 처럼

 

군이라는 특수한 집단에서 하늘의 별도 떨어뜨리다는 막강한 권력행사...' 관행이었다. 그만 그런것은 아니었다'

하고 입장을 옹호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관행이라도 원칙을 벗어 난 옳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사람도

드물지만 분명히 있고 관행이라도 그 정도가 지나쳤기에 결국 사회문제화가 되었을 터입니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큰 틀에서 '수직적 인간관계'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 서서히 청산되기를 바랍니다

 

북한의 도발과 미국의 대응, 북한과 미국의 중국입장 떠보기

그 정치적 긴장을 둘러싼 와중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중국 인도의 국경 분쟁,

표나지 않게 진행되는 일본의 우익의 패권 확장은 해방 이후에도 결코 멈춰 본 적이 없었던것 같은데

일본 최다 관광객이 한국인이라 하고

 

8.15 해방 72주년을 맞는 시점, 진정한 해방이 된 것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