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지네요.
이런 날은 '팥죽'을 만들어 가족과 이웃에 두루 나눠먹고 먹음직한 사진을 찍어 올려야 하건만...ㅠ ㅠ
모든 걸 다 잘 할수 없는 인간인 탓으로...살아가면서 최대의 흑구가 음식 만들기...
다른 사람의 노동을 빌려 돈으로 사서 한그릇 먹기는 먹었습니다.
시어머님 살아 계실적에는 큰 가마솥에 두 솥이나 끓이면 온 시누들님들 와서 다 가져가고 그래도 남아서
베란다에 두고 따뜻하게도 먹고 차게도 먹고...팥죽 뿐 아니었습니다.
미식가인 시아버님 덕분에 겨울에 ' 호박 범벅'도 떨어지지 않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음식 솜씨도 좋으시지만 손이 크신 어머님께서 재료 아끼지 않고 가득가득 넣어서 얼마나 맛이 있었던지
음식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고 눈썰미가 있고 손재주가 있었더라면
그 음식비법을 배워서 지금쯤 음식 고수가 되어 있어야 할텐데... 아쉽게도 먹을 줄만 알았지
재료 다듬는 거 거들거나 마늘 빻는 정도 밖에 못해봐서 이 나이에도 음식은 꽝...아이들과 남편에게 늘 미안해 합니다.
이제 시간적인 여유가 좀 있어서 지금이라도 음식 만드는 조리교실에 나가 볼까 싶기도 합니다만 크게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생각 해 보면 평생을 먹어야 하는데 왜 그렇게 음식에 관심이 없었던지...
집이 부유해서가 아니라 부모님께서 맞벌이여서 집에 살림을 거들어 주는 도우미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나온 여자아이들이 더 이상 공부를 하지 않고 남의 집에서 숙식을 하면서
집안 살림을 대신 해 주곤 했지요. 야간학교를 다니거나 알뜰하게 저축을 해서 시집 가는 밑천으로 삼기도 했고,
월급날만 되면 부모가 와서 먼저 급여를 가로채 가는 경우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딸이 많은 집이었음에도 음식 만든다고 시끌벅쩍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신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그림 감상을 할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내 나이 또래 비슷하기도 했는데 그 아이들에게 늘 빚진 기분으로 살았습니다.
내 손으로 음식을 하지 않는 대신 음식에 대한 기호는 없습니다. 소식이어서 양이 작은 것을 제외하면
편식않고 좀 싱거우면 싱거운대로 짜면 짠 대로 음식을 만든 사람에 맞추어 먹을 수 있으니 것도 큰 복입니다.
그런 탓에 음식을 장만하는 사람들을 존경합니다. 식당에서 돈을 주고 사 먹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치를 맛있게 잘 담그는 사람도 매우 존경합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먹고 있습니다.
시어머님께서는 절기를 다 챙기셔서 보름날이면 잡곡밥과 나물에 귀밝이 술, 부름을 깨고...
다른집에서는 제 나이 또래 살림사는 친구들은 챙기는 것 같던데 우리집에서는
아이들 세대까지 내려 갈 것 같지 않습니다.
이전 시부모님들과 함께 살때 4인-6인 가족정도 면 음식을 장만해서 맛있게 먹고
또 새로운 음식을 장만 해 먹고하기에 딱 적당한 것 같았습니다. 버려지는 음식도 거의 없었고요.
그러나 이즈음 가족이 없거나 따로 떨어져 살아서 재료를 사서 음식을 만들기보다는
만들어 놓은 음식을 적당히 사서 먹는 것이 덜 번거롭고 시간이나 경제적으로 이익인 것처럼 입니다.
아침 간단히 먹고 나서면 직장이나 학교에서 급식을 먹고 저녁에 회식이 있거나 외식을 하면
집에서 식사가 연결이 되지 않는 탓에 재료가 버려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물론 물가가 올라서 사 먹는 음식도 싸지는 않습니다.
재래시장에서 콩나물이나 1000원어치 줄까 재료든 조리된 음식이든 최하가 3,000원입니다.
원재료 값이 좀 들어가면 5,000원 10,000까지 올라가 버립니다.
대다수 직장인들은 마트서 일주일치 분량을 사거나 직장이나 성당, 모임에서 함께 사서 나누거나 하던데
...걍 해온 대로...동네를 걸어 다니면서 반찬집을 찾고, 그중 가족들이 먹을 거 있는거 찾고
된장이나 김치찌개, 순두부 끓여 먹을 밖에( 소고기국외에 국종류를 잘 안 는다)
항상 내가 먹을 건 많은데, 별것도 안 먹으면서 까다로운 식구가 있으면 매번 전전긍긍이다.
음식사진이라도...남미음식이든 우리거든 가리지 않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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