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정지완 은사시 나무

생게사부르 2017. 5. 4. 01:42

정지완


은사시 나무




신경마다 심장을 매단 사람을 본 적 있니?
사소한 바람 끝자락에도 증폭하는
작은 심장들
그 은빛 떨림의 메아리로
망막하기만 한 푸른 하늘
저울질 하는 사람 본 적 있니?
한 때 큰 공기가 움직였다고
추억이 무거운 사람들 틈에 끼여
아니 아니 아니
마구 안달인 사람 본 적 있니?
치기도 없이
수천장의 물음표를 달고 있는 사람
차마 새들도 앉으려 하지 않는데
마지막 뿌리의 무게마저
은빛으로 태워버리려 하는
아슬아슬한 회의의 심장
거듭 부정으로 자라는 사람 을 본 적 있니?
아니 아니 아니

 

 

 

전남해남 출생

1999. 세계일보 ' 만월'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