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박재삼 그대가 내게 보내는 것, 自然자연

생게사부르 2017. 5. 5. 00:27

박재삼 

 

 

自然자연

 

 

뉘라 알리,

어느 가지에서는 연신 피고

어느 가지에서는 또한 지고들 하는

움직일 줄을 아는 내 마음 꽃나무는

내 얼굴에 가지 벋은 채

참말로 참말로

바람 때문에

햇살 때문에

못이겨 그냥 그

웃어진다 울어진다 하겠네.


 

그대가 내게 보내는 것

못물은 찰랑찰랑
넘칠 듯 하면서 넘치지 않고
햇빛에 무늬를 주다가
별빛 보석을 만들어 낸다.

 

사랑하는 사람아,

어쩌면 좋아!

네 눈에 눈물 괴어

흐를 듯 하면서 흐르지 않고

혼백만 남은 미루나무 잎사귀를,

어지러운 바람을,

못견디게 내게 보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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