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삼
自然자연
뉘라 알리,
어느 가지에서는 연신 피고
어느 가지에서는 또한 지고들 하는
움직일 줄을 아는 내 마음 꽃나무는
내 얼굴에 가지 벋은 채
참말로 참말로
바람 때문에
햇살 때문에
못이겨 그냥 그
웃어진다 울어진다 하겠네.
그대가 내게 보내는 것
못물은 찰랑찰랑
넘칠 듯 하면서 넘치지 않고
햇빛에 무늬를 주다가
별빛 보석을 만들어 낸다.
사랑하는 사람아,
어쩌면 좋아!
네 눈에 눈물 괴어
흐를 듯 하면서 흐르지 않고
혼백만 남은 미루나무 잎사귀를,
어지러운 바람을,
못견디게 내게 보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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