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심언주 4월아, 미안하다

생게사부르 2017. 4. 27. 07:31

심언

 

 

4월아, 미안하다



4월아, 미안하다
진달래 꽃들에게 더 미안하다
펜을 들고 더 미안하다
3월을 지나 온 바람아, 잘가

K 시인에게 부칠 편지 끄트머리에
3월이라고 썼다가
'3'자와 '월' 사이에
+ 1을 끼워 넣는다
3+1
3은 귀만 같은데 1이 무심히
귀를 베는 면도 날
사과 엉덩이를 베는 시큼한 칼 날
개미 허리 위 구둣발
아래 봄은 피는데
브래지어 곁 넥타이
사이 꽃은 피는데
쉬잇,쉿
말을 쪼개고
구름을 가르고
입술 앞 검지가
너를 겨누고 있는 중이다
미안하다
남산 끝
4월 하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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