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신용목 소사 가는 길 잠시

생게사부르 2017. 4. 8. 14:47

신용목


소사 가는 길 잠시


시흥에서 소사 가는 길 잠시
신호에 걸려 버스가 멈춰섰을 때

건너다방 유리에 내 얼굴이 비쳤다

내 얼굴 속에는 손톱을 다듬는 앳된 여자
머리 위엔 기원이 있고 그 위엔

한 줄 비행기가 지나간 흔적

햇살이 비듬처럼 내리는 오후
차창에도 다방 풍경이 비쳤을 터이니

나도 그녀의 얼굴 속에 앉아
마른 표정을 다듬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당신과 나는, 겹쳐져 있었다

머리위로 바둑돌이 놓여지고 그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        *        *

 

 

김포 공항이 가까워서 거의 매일 비행기 소리에 시달리던 ,

특히 여름이면 더 심해 잠을 설치던 곳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지역

 

부천 순천향 병원, 부천 성모병원

작년 여동생 수술에 이어 올해 외삼촌 병문안과 문상이 다 그 부근에서 이루어졌다

즐겁고 좋은 일로 모이지 못해서 아쉬운 지명, 소사 시흥 

소사역 부근은 최근까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네비가 맴을 돌면서 주변을 뺑뺑 돌게 했다.

 

머리 위로 비행기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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