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철
너의 식목
가슴속에 너를 식목한 날은
마음이 온종일 유리병처럼 바짝거린다
이 세상 가장 뒤쪽은 어디인가
나는 아무도 꺼내볼 수 없는 뒤쪽에 너를 심는다
너는 때로 보석이었다가 때론 진흙이었다가,
너는 나의 안이고 바깥이었다가
나의 영원이고 수유였다가,
내를 건너다 문득 생각나는 이름처럼
내를 건너면 홀연 잊어버리는 이름처럼
너를 심고 꽃피울 내 깊은 어느 곳
오늘은 어떤 삽낡도 닿지 못할 깊은 뒤쪽에
형언의 삽으로 너를 심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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