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반칠환 봄 시 두편

생게사부르 2017. 3. 13. 01:44

반칠환


봄 1


두근거려 보니 알겠다

봄이 꽃나무를 열어젖힌 게 아니라
두근거리는 가슴이 봄을 열어 젖혔구나

봄바람 불고 또 불어도
삭정이 가슴에서 꽃을 꺼낼 수 없는 건
두근거림이 없기 때문

두근거려 보니 알겠다


 

봄 2


저 요리사의 솜씨 좀 보게
누가 저걸 냉동 재룐줄 알겠나
푸릇푸릇한 저 싹도
울긋불긋한 저 꽃도
꽝꽝 언 냉장고에서 꺼낸 것이라네
아른아른 김조차 나지 않는가


1963. 충북청주

     1992.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2001 '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당신'

             2004. '내게 가장 가까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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