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아치볼드 맥클리쉬 시에서 구체적 암시

생게사부르 2017. 3. 18. 10:48

좋은 시의 조건

구체성 안에 암시를 담을 수 있는 방법


                          - 아치볼드 맥클리쉬(Archibald MacLeish),


시는 구형球形의 과일처럼
감촉할 수 있고 묵묵해야 한다
엄지손가락에 닿은 낡은 훈장처럼
말을 못해야 한다
이끼 자라는 창턱의
소매 스쳐 닳은 돌처럼 침묵이어야 한다

시는 새의 비상과 같이
시시각각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시는 시간 안에서 움직임이 없어야 한다
달이 올라 올 때

마치 그 달이 밤에 얽힌 나무들에서
가지를 하나하나 놓아주듯이

겨울 잎사귀에 가린 달처럼

기억을 하나하나 일깨우며 마음에서 떠나야 한다
시는 시시각각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마치 달이 떠오를 때처럼
시는 동등할 것이지
진실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온갖 슬픔의 사연에 대하여
빈 문간과 단풍잎 하나
사랑에 대하여는
기울어진 풀들과 바다 위의 두 불빛

시는 의미 할 것이 아니라

다만 존재하여야 한다.

 

 

                            아치볼드 맥클리쉬(Archibald MacLeish), 시법詩法 부분

 

 

 

 


아치볼드 매클리시(Archibald Macleish.1892.5.7.∼1982.4.20)

미국 시인ㆍ극작가. 미국 일리노이 글랜코 출생.

 

 

예일대학 졸업후 보스턴에서 변호사를 하다가 1923년 완숙한 시작법을 배우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감.

고국을 떠난 몇 년 사이에 펴낸 <행복한 결혼(The Happy Marriage)>(1924)

<흙으로 빚은 항아리(The Pot of Earth)>(1925)

<달빛에 비친 거리(Streets in the Moon)>(1926)

<A. 매클리시의 햄릿(The Hamlet of A. MacLeish)>(1928) 등의

시집에서는 에즈라 파운드와 T. S. 엘리엇의 영향이 보이며 선집에 자주 수록되는

<시작법(詩作法: Ars Poetica)>(1926)을 쓴 것도 이 시기이다.

 

 1928년 미국에 돌아온 뒤, <신대륙(New Found Land)>(1930)을 출판했는데, 여기에는 그의 작품에

일관되게 나타나는 특징인 소박한 서정적 웅변이 돋보이며,

대표시로 꼽히는 <그대, 앤드루 마블(You, Andrew Marvell)>도 여기에 실려 있다.

 

매클리시는 1930년대에 들어와 파시즘의 위협에 점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멕시코 정복과 착취를 주제로 한 <정복자(Conquistador)>(1932)는 그가 쓴 최초의 대중시이다.

 

의회도서관장(193944)과 국무차관(194445)을 지냈고 정부기관에서 여러 직책을 거친 후

1949년 하버드대학교에서 보일스턴 교수가 되어 1962년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

1952<시선집 19171952(Collected Poems 19171952)>를 내놓았고

1976년에는 <New and Collected Poems 19171976>을 발표했다.

성서의 욥 이야기를 토대로 한 극시 <제이 비 J. B>1958년 브로드웨이에서 상연되었다.

그의 유명한 서정시들은 대개 개인적인 성향에 머물고 있지만, 많은 작품 속에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시작법(詩作法: Ars Poetica)>(1926) <그대, 앤드루 마블(You, Andrew Marvell)>(1930)

         <정복자(Conquistador)>(1932) <제이 비 J. B>(1952)

운문극<도시의 몰락(The Fall of the City)>(1937) <공습(Air Raid)>(1938)

         <위대한 미국의 74일 행진(The Great American Fourth of July Parade)>(1975)

 

시집<행복한 결혼(The Happy Marriage)>(1924) <흙으로 빚은 항아리(The Pot of Earth)>(1925)

  <달빛에 비친 거리(Streets in the Moon)>(1926) <A. 매클리시의 햄릿(The Hamlet of A. MacLeish)>(1928)

  <신대륙(New Found Land)>(1930) <록펠러 씨의 도시를 위한 프레스코 벽화(Frescoes for Mr. Rockefeller's City)>(1933)

  <대중연설(Public Speech)>(1936) <아메리카는 약속이었다(America Was Promises)>(1939)

시선집<시선집 19171952(Collected Poems 19171952)>(1952) <New and Collected Poems 19171976>(1976)

수필집<땅의 기수들(Riders on the Earth)>(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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