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덜미/ 박미란 목덜미/ 박미란 그 사람을 버리고 그사람에게 가는 동안 창문으로 비둘기가 날아왔다 찬란하다 날짐승이여 흔들리는 새벽의 음악이여 모든 색이 저 목덜미에서 나왔을까 파랑인가하면 피투성이 붉음, 붉음인가 하면 비명을 삼킨 검정의 기미 죽어서까지 기막히게 달라붙던 날짐승을 숨.. 시로 여는 일상 2019.07.11
박미란 강 강/ 박미란 아직은 낮이 길어요 언젠가 밤이, 한쪽 다리가 긴 밤이 오겠죠 느닷없이 과일이 익고 간신히 맺힌 물방울이 떨어지고 정오가 백일홍에 앉아 견디고 있네요 한 사람을 업고 강은 건너는 일 보일듯 보이지 않는 저편은 멀기만 한데 물살은 빠르고 물은 차갑고 무거워 지는 한 사.. 시로 여는 일상 2019.07.10
청진(聽診)북아현동/ 이현호 청진(聽診) -북아현동/ 이현호 나는 올해로 서른 살이 되었다 누구보다는 오래 살았고 누구보다는 일찍 죽는다 그때부터 오늘까지 지금부터 그날까지 내 모든 날의 별자리가 떨어져내리는 밤 당신의 이름을 부표로 띄우고, 마음의 수위를 더듬는 밤 오래 돌보지 않은 불행에게도 정이 드.. 시로 여는 일상 2019.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