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란 심야식당 심야식당/ 박소란 당신은 무얼 먹고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이 싱거운 궁금증이 오래 가슴 가장자리를 맴돌았어요 충무로 진양상가 뒤편 국수를 잘 하는 집이 한군데 있었는데 우리는 약속도 없이 자주 왁자한 문 앞에 줄을 서곤 했 는데 그곳 작다란 입간판을 떠올리자니 더운 침이 도네.. 시로 여는 일상 2019.09.23
자다 일어나 장롱을 열었다/ 박소란 자다 일어나 장롱을 열었다/ 박소란 자다 일어나 장롱을 열어봤다 누가 있을 것 같아서 거기서 뭐해요? 물으면 기다려요 기다리고 있어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리로 돌아와 눕자 이불이 길게 한숨을 뱉었다 천장이 기울어지며 잇달아 밭은 기침을 쏟았다 어떤 신호가 아닐까 악몽이 어른.. 시로 여는 일상 2019.09.22
비는 구두를 신고 온다/ 석민재 비는 구두를 신고 온다/ 석민재 제 살을 깎아서 뿌려대는 비는 힘이 세다 아파서 우는 비는 힘이 세다 온 몸이 시퍼런 비는 더욱 힘이 세다 혓바닥이 새파란 비가 온다 구두를 좋아하는 비가 온다 저만치 골목 끝에서 시작된 구두소리는 방문 앞에서 멈추고 문을 열지 못하는 젖은 손 밤새.. 시로 여는 일상 2019.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