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유 약간의 거리 약간의 거리/ 박소유 꽃과 꽃 사이가 쓸쓸하다고 당신이 말했을 때 나는 약간 어깨를 으쓱했다 첫사랑과 첫눈, 그 '첫' 때문에 쓸쓸했던 나는 당신과 거리를 두었다 붉은 꽃, 흰 꽃이 어느 쪽으로든 꺾일 수 있게 만발했다고 함부로 꺾을 수 없듯이, 화살표가 가리키는 세상의 모든 방향을 .. 시로 여는 일상 2019.11.02
박소란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소란 많이 밝아졌다고 했다 보기 좋다고도 했다 나는 세게 더 세게 입꼬리를 당긴다 지난 계절에는 사막으로 여행을 떠났다 군데군데 죽지 못한 풀, 풀들을 보았다 두손 두 발로 모래언덕을 기어오른 뒤 야호 ..... 탄성을 지를 수도 있다 이제 어떤 풍경을 보고 아름답다 말.. 시로 여는 일상 2019.11.01
천양희 정작 그는 정작 그는/천양희 죽음만이 자유의지라고 말한 쇼펜하우어 정작 그는 여든이 넘도록 천수를 누렸고요 자녀 교육서의 지침서인 <에밀>을 쓴 루소 정작 그는 다섯자식을 고아원에 맡겼다네요 백지의 공포란 말로 시인으로 사는 삶의 고통을 고백한 말라르메 정작 그는 다른 시인보다 .. 시로 여는 일상 2019.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