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에 어우러진... 담장에 어우러진... 안과 밖을 가르는, 그럼에도 주변의 성가신 것들마저 함께 휘감아 어우러 졌으니. 붉은 빛 열매는 열매대로 가을 단풍은 단풍이어서 마른 잔 가지인 채 자신의 색깔로, 형태로 어떤 상태로 무엇으로든 '나'로 있을 수 있으면서 이웃으로 함께여서 즐거웠습니다 어우러.. 사진 이야기 2015.12.28
불속의 길/김현숙 불속의 길/김현숙 살붙이였던 헌 옷가지들과 낡은 기억들에 불을 놓는다 허울의 흔적마저 떨쳐 내려는 나를 풀들이 빠안히 쳐다본다 기웃거리며, 삐죽거리며 주저 앉은 시간들이 일순 불꽃으로 황홀하다 마침내는 연기로 날고 싶다 허울도 덜 무거운 것만 날개에 싣고 떠나는 구나 재로 뒤처진 것 흙으로 스며들까 좋아하는 풀이나 나무 가까이로 가서 시로 여는 일상 2015.12.27
김영내 수녀님, 참 아름다우리라 김영내 보니나 수녀님 참 아름다우리라 눈 속에는 눈으로 된 시가 있다 풀속에는 풀로된 시가 있다 물 속에는 물로 된 시가 있고 꽃 속에는 꽃으로 된 시가 있다 내 속에는 나의 시가 있다 눈은 내리는 것이고 풀은 돋는 것이고 물은 흐르는 것이고 꽃은 피는 것이다 눈은 내리게 하라 풀은.. 시로 여는 일상 2015.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