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용 우슬牛膝 송국용 우슬牛膝 소 무릎 닮고 싶어 소처럼 단단한 무릎으로 일하고 싶어 생전에 할머니가 늦가을이면 들에서 캐오던 우슬 우물가에 닳고 닳은 무릎 접어 튼튼한 소 무릎을 씻는다 찬 물에 씻겨지는 게 당신 무릎이라도 되는 듯 시린 무릎 끙끙거린다 솥에서 사골처럼 푹 우러난 우슬 당.. 시로 여는 일상 2018.10.12
석민재 나의 식빵 석민재 나의식빵 감히 꺼집어낼 수 없는 야생구역이 있다 배고플 때마다 피부 속 어딘가가 가려울 때처럼 식빵을 속 부터 파 먹는 버릇이 있다 속이 깊다는 말이 배고프다는 말처럼 들릴 때가 있다 긁고 싶은 곳이 어딘지 모를 때처럼 하얗게 피가 나도록 식빵을 찢었다 찢어진 것들은 다 .. 시로 여는 일상 2018.10.10
박세랑 뾰족한 지붕들이 눈을 찌르고 귀마개를 박세랑 뾰족한 지붕들이 눈을 찌르고 귀마개를 뺐더니 아무도 나한테 말을 안 걸고 세면대 속 출렁이는 비명을 씻어내자 앞니가 두개나 달아난 내가 뚱하니 서 있네 누구한테 자꾸 털리고 다니니? 내가 나를 털었는데요 어젯밤에 발작이 있었거든요 더러워진 손바닥과 구린내 나는 발가.. 시로 여는 일상 2018.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