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함석헌, 그대 그런사람을 가졌는가

생게사부르 2015. 12. 15. 13:43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


만릿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 맡기고
맘 놓고 갈 만한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함 석헌의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全文에서 -

 

 

*수평선을 넘어

 

그는 '대선언'이란 시를 통해 한국교회를 위해

기꺼이 이단자가 될 것을 이렇게 선언한다.

 

 

 

네 기독교인 이단자가 되리라.
산에야 어디 땅끝이 있으리오.
그 곳은 교회주의의 안경에 비친 헛깨비일 뿐이리라.
기독교는 위대하다.
그러나 삶은 그것보다 더 위대하다.
삶을 위해 교회에 죽으리라.
교회당 탑 밑에 내 뼈다귀는 혹 있으리라.
그러나 내 영은 결단코 거기 갇힐 수 없느니..

 

 

당시 함석헌이 발표한 시<수평선을 넘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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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보다 더 귀한 게
신의이고 믿음입니다.
각박한 세상살이에 우리는
이 모든 걸 잊고 사는 건 아닌지요?

좋은 친구,
좋은 이웃,
좋은 사람을 얻는다는 것…….

힘들 때 바로 달려와 줄 수 있는
이가 있는지?

외로울 때 위로가 되어주는 이가 있는지?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충고 해줄 수 있는 이가 있는지?

신의는 상대방이 내게 맞추어 주기만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사람에게 맞추어 줄려고
노력하는 데서부터 생겨납니다.

사람이 곧 재산이라는 것
잊지 마시고 먼저 챙겨주세요.
우리 본당 가족 모두
서로서로가 바로 신의입니다.

고생하며 봉사하는 사람
힘 빠지게 하지 말고,
서로서로 도움 줄려는 마음,
위로해주는 마음,
격려해주는 마음…….

먼저 줬으니 나도 얻어야 되겠다는
욕심만 버린다면
분명 그대 그런 좋은 이웃,
좋은 사람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내가 힘들고 외롭고 아플 때
누군가 영혼처럼 다가와
이렇게 말해 줄 겁니다.
"내가 너의 그런 사람이라고……."

그리고 다짐해 보세요.
"나도 누군가 그대에게
그런 사람이 되겠노라" 고……. 
                                                           

                                    내용: 블로거 천등산에서 옮겨옴

 

*       *       *

 

 

함석헌, 장준하, 문익환, 백기완 선생

여(與)가 아니라 야(野)에서 일생을 보냈던 분들

시대가 그런 인생들을 살게 했는

그들이 또 다른 한 시대를 만든 것인지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의 또 다른 한국사 인물들이셨다.

 

이 시를 필사해서 책상 위에 곧 잘 두곤 했는데

하루는 어디서 이명박 전임 대통령이 좋아하면서 애송하는 시라는 얘기를 읽었다.

 

누가 누구의 시를 좋아하든 자신의 취향이고 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어떤 부류의 사람만 함석헌 선생의 이 글귀를 사랑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입맛이 다소 썼던 것은 사실이다.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생활기록부에 적었다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기록이 한번 회자된 적이 있었다

자신의 제자가 대통령이 될 것을 미리 알지는 못했을 터이지만

그 내용 표현이 똑 같지는 않더라도 어떻든 ' 경박스럽다' 라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3, 고등학생만 되어도 자신을 솔직하게 잘 드러내지 않지만

초등시절에서 중학 1,2년 정도까지는 아이들의 천성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사실이다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아동 이명박을 관찰해서 썼던 그 한 가지 행동을 보고 일반화 할 수 없지만

김구선생의 묘소에 갔을 때 상석에 발을 올리고 있었던 적도 있었고

카메라에 촛점이 잡힐 때마다 그런 경박스러운 언행이 자주 드러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인간에 대한 편견일 수도 있지만 다수가 그렇게 느낀다면 어느정도 객관적 평가일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인격에 관한 한, 사람에 따라 ' 존재의 가벼움' 인 사람과 ' 깊은 울림'이 있는 사람이 다르다.

 

똑 같은 용어를 사용해도 사람들의 인격적 깊이에 따라 인간의 '진정성, 진실, 정직, 역사의식' 같은 단어들은

그 의미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