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전동균 우리처럼 낯선, 뒤

생게사부르 2017. 2. 17. 00:07

전동균


우리처럼 낯선


물고기는 왜 눈썹이 없죠? 돌들은 왜 지느러미가 없고 새들이 사라지는 하늘은 금세 어두워지는 거죠? 저토록 빠른
치타는 왜 제몸의 얼룩무늬를 벗어나지 못하나요? 메머드라 불리던 왕들은, 맨처음 씨앗을 뿌리던 손은 어디로 갔나요?
꼭 지켜야 할 약속이, 무슨 좋은 일이 있어 온건 아니에요 우연히, 누가 부르는 듯 해 찾아 왔을 뿐이죠
누군지 모르지만, 그래서 잠들때 마다 거미줄이 얼굴을 뒤덮고 아침의 머리카락엔 불들이 흘러 내리는 걸까요?
한 처음,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던 것처럼
그냥 웃게 해 주세요. 지금 구르고 있는 공은 계속 굴러가게 하고 지금 먹고 있는 라면을 맛있게 먹게 해 주세요
꽃밭의 꽃들 앞에 앉아 있게 해 주세요
꽃들이 피어 있는 동안은

 

 

 

 

 

꽃이 오고 있다

한 꽃송이에 꽃잎은 여섯

그 중 둘은

벼락에서 왔다

 

사락 사라락

사락 사라락

 

그릇 속의 쌀알들이 젖고 있다

 

밤과 해일과

절벽 같은 마음을 품고

깊어지면서 순해지는

눈동자의 빛

 

죽음에서 삶으로 흘러오는

삶에서 죽음으로 스며가는

모든 소리는 아프다

모든 소리는 숨소리여서

- - 멀리 오느라 애썼다,

거친 발바닥 씻어 주는 손들이어서

 

아프고 낮고

캄캄하고 환하다

 

사락 사라락

사락 사라락

제 발자국을 지우며 걸어오는 것들 
아무에게도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