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희
옥천사
속세에 그냥 있으면 감옥갈 일 있다
하더이다. 그래서 산에 들었소만
이 장삼이 또 감옥이라오
참 곱소 저 여인 좀 보시게
법문이 다
잡소리제
옷
1.
문득 뒤돌아보니 누가 거기 걸려있다
복사된 몸을 입고 두 손을 늘어뜨린 채
방석을 들이밀면서 손을 내미는 벽
휘적휘적 밤길 걷던 파도소리 들리고
골목어귀 쓸쓸함도 뒷 모습에 배어 있다
쉴 곳이 거기라는 듯 단호하고 숙연하다
2.
뒤척이는 나 때문에 실밥이 터졌구나
우는 나를 달래느라 색을 버렸구나
옷이여, 나는 언제나 너처럼 편하게 늙어갈까
옥천사 하마비...
말에서 내려 걸어 올라오세요.
요즘은 차에서 내려 걸어 올라오세요 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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