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황동규 송장헤엄

생게사부르 2016. 10. 28. 09:54

황동규


송장헤엄


이가 자꾸 시리다
해어진 마음 기워 입고
맞지 않아 뒤집어 입고
다음 날 또 뒤집어 입고
여하튼 살아가기로 작정한다
<여하튼>, 이 말이
흐린 作文처럼 들리는구나
잃어버린 바늘은 마음 한 구석에 박혀
더듬을 때마다 찌른다
찔러,
거듭찔러,
끊을까 말까 주저하는 뱃속의 물
배 고파도 짖지 못하는 개들의 떼
수풀마다 머리에 덤불을 박고
숨죽이고 떠는 꿩들,
그리고 드러누워
흘러가는 나를,
찔러,
아직 살아 움직이는 심장의 어디
아직 덜 먹힌 땅의 어디
혹은 철망의 가시처럼
무수히 박혀 희미하게 녹스는 저 별들 아래
숨쉬는 곳이면 누운 者도,
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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