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달빛 청문회/ 최영효

생게사부르 2016. 9. 2. 02:05

달빛 청문회 / 최영효


총리실 빈자리가 아내를 불안케 한다
혹시나 모처에서 전화라도 불쑥 온다면
한 가정 기둥뿌리가 날도끼에 찍힐까 봐
오천만 이름중에 눈빛이야 하 빛나도
때 되면 소리없이 방을 빼고 숨는 사람들
우주 속 단 하나뿐인 그대 콧대를 꺾다니
백두대간 혈통으로 친일 용공없는 남자
차명계좌 내연녀 없이 뒤태가 깨끗한 남자
꿈 속에 꿈을 먹으며 동화를 쓰는 남자
세금도 적십자비도 깨끗이 정산한 나
떼인 돈 더러 있어도 먹은 것은 없으며
사돈의 팔촌까지도 물에 뜬 버들잎 당신

논문이 없으니 표절의 그물망도 없고
가방 끈 짧다보면 칼럼 쓸 일 있겠냐만
한 가지 목에 걸리는 건 첫사랑을 못 잊는 죄

 

 

 

 

 

 

쓰르라미 울음/ 최영효

 

 

봄 가고 여름 오는 것 역마살 때문이다

역마살 때문이다, 붙박이로 살 수 없는

허물은 왜 벗어 놓고 울음은 왜 남겨두고

 

가두면 가둘수록 깊어지는 못물의 슬픔

저도 깊이를 몰라 제 속만 들여다보니

울음만 길어 올려서 울음만 일렁거리는

 

세상은 울 수밖에 떠날 수밖에 없는 곳

올올이 감긴 울음 역마살 때문이라면

떠돌이 행성들마저 역마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