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사회(conceptual age), 감성을 기르세요.
이 시기면 수능이 끝난 고 3 교실을 걱정하는 소리가 높습니다. 중학교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학년 말 시험이 끝나면 교육과정 파행운영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CGV나 시네마 00 등 '학교가 영화관이냐' 하는 얘기가 나오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역설적으로 학생들 끼리 온전히 좀 놓아 두었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학생 안전이나 폭력은 신경을 써야겠지만 학생 본인이 스스로 시간을 보내든지, 혹은 또래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을 많이 주어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영화도 내용이 좋은 주제는 혼자 볼때와 친구들이 함께 볼때 역동이 다르므로 이런 시기를 이용해서 보여주면 교과학습에서 배울수 없는 감성을 기르게 되니 특히 감수성이 필요한 중학생 시기 오히려 권장 할 일입니다.
학생들이 배워야 할 것들은 교과서 내용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생의 교과서는 책 밖에서 더 많이 배웁니다.
이 시기를 거쳐 겨울 방학에 들어가면 내년 3월 개학까지 자기시간이 많아집니다. 그러나 온전히 자신의 관리와 통제 하에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시간 관리를 잘 해야 하는 책임이 따르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방학”하면 여행, 독서, 알바, 취미생활 등의 단어가 함께 연상됩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학기 중 체험 할 수 없었던 다양한 활동경험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어 여름 장마에 마당가 풀 자라듯 “생각”이 무성히 자랄수 있는 시기에 접어 든 것이지요.
사실 교육이라는 것도 인간이 지닌 최고의 가치 즉, “생각하는 힘”(사고력, 지혜)를 기르는 과정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생각하는 힘은 뇌를 통해 길러 질 텐데 개인적으로 뇌의 어느 부위가 더 활성화 되는지에 따라 우뇌형 인간, 좌뇌형 인간이란 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물론 인간은 통합적이고 신체 기능이 종합적으로 기능한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지는 분석일 것입니다만...
우뇌는 음악을 듣거나 그림, 어떤 이미지를 떠 올리는 기능을 담당하고 문제를 직관적으로 해결하고 특히 감성이 발달해서 예술적, 창의적 능력이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반면 좌뇌는 언어적 기능이나 계산하는 논리적 기능을 관장해서 이성적이고, 인지적이며 논리적 추리력 등이 발달하며 사실적, 현실적인 것을 선호 한다고 일반적으로 얘기됩니다.
산업사회, 지식정보화사회에서는 좌뇌형 인간이 그 능력을 발휘 할 기회가 더 많았습니다. 컴퓨터, IT분야, 금융, 건축, 공학, 의학 등에 수학적 지식이 우선적으로 적용 될테니까요. 그러나 다음의 사회 단계로 “개념사회(conceptual age)” 온다고 역설하는 한 미래학자는 앞으로는‘좌뇌형 인재가 아닌 우뇌형 인재가 필요하다’ 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심리학, 과학, 경제학 등 다양한 사례와 연구결과들을 통해 사회변화를 조망하는 능력이 탁월한 다니엘 핑크는〈새로운 미래가 온다: A Whole New Mind 〉라는 저서에서 개념사회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분야에서 인간이 원초적으로 타고 난 우뇌, 즉 공감(共感)하고 디자인하고 스토리텔링 하는 하이 콘셉트(high-concept)가 각광받게 되는바 “컨셉”이란 감성과 예술까지 아우르면서 전체를 조망하는 통섭적(융합적)인 종합능력이라 합니다.
텍스트를 분석하는 왼쪽 뇌보다 텍스트를 감지하는 오른쪽 뇌가 중요하며 현대사회의 전문화된 업무를 단순히 수행하는 능력을 뛰어넘어 새로운 창조를 위해서 우뇌가 관장하는 디자인, 스토리, 심포니, 공감, 놀이, 의미의 6가지 능력이 필요하답니다.
미래사회의 상품은 기능은 물론, 디자인으로 감성에 강력히 호소하여야 자극을 받고 구매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며 단순한 주장만이 아닌 스토리를 겸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최근 올레길, 둘레길 등이 붐을 일으킨 것도 단순한 자연의 풍광보다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얽힌 사연들이 자아내는 감동이 모태가 된 것입니다.
이미 여러차례 발굴된 슈퍼스타 K 의 스타들은 호소력 있고 개성적인 가창력 외에 감동적인 사연이 곁들여져야 우승권에 든다는 풍자가 결코 빈 말이 아닙니다. 좋은 조건에서 일찍 명성을 얻은 유명인들보다 폴 포츠나 수잔 보일처럼 평범한 인생을 역전시키는 삶이 훨씬 극적인 감동을 주기 마련입니다. 영국의 ' Britains Got Talent '나 미국의 'The Voice of America' 같은 프로들이 이미 그러한 과정을 거쳐 한국에서도 비슷한 신화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사실(fact)을 엮어 문맥을 만들고 감성적 충격을 강하게 하라는 것이지요. 또 집중만으로 안 되고 조화(symphony)를 통해 창의적이면서도 넓고 큰 시야를 가질 것을 요구하며 그 다음으로는 논리외에 공감(empathy)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보고 다른 사람의 심장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진지한 것만으로 안 되고 놀이(play)가 주는 삶의 활력, 웃음과 유머, 게임을 통해 기쁨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여섯째는, 물질의 축적만으로는 부족하고 물질에 휘둘리지 않고 의미를 찾는 능력을 요구하네요. 과도한 지식습득교육이 아니라 지식활용, 지식구성의 창의성, 문과 이과를 넘나드는 통섭, 융합교육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내용입니다. 앨빈 토플러도〈부의 미래〉에서 자기만의 story를 길러주어 소비자 자체가 생산자가 되고 소비도 하는 프로슈머 (producer +consumer)로서의 인식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가 이러 함에도 현장의 교육과정은 음미체 과목의 시수를 줄여 그러한 교과를 통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교육이 오히려 후퇴했음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야 말로 “감성”을 풍부하게 키울 적기인데도 말입니다.
도시의 아이들에 비해 학업면에선 부족하지만 농, 목축업이 주업인 부모의 생업을 거들거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다양한 인간을 접하며 세상살이를 통해 감성을 키우는 학생들, 사교육에 너무 찌들리지 않고 시골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는 아이들이 미래사회에 더 크게 쓰일 사회가 되어야 할텐데요.
금수저, 흙수저나 금자식, 동자식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계급론이 무너지고 인간적인 감성이 중요한 능력이 되는 사회가 한시라도 빨리 왔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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