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신동엽-껍데기는 가라

생게사부르 2016. 4. 14. 18:59

신동엽 1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 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漢拏)에서 백두(白頭)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52인 시집.1967>

1930-1969. 충남 부여

 

*         *         *

 

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

환하게 햇살 비추는 하루였습니다.

 

신동엽시인의 '껍데기는 가라'는 시가 나온지도 50년 쯤 됐나보네요.

 

이제껏 선거를 하고 난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열패감이 자리잡아 기분이 나빴던 적이 많았습니다

 

      '동학 농민운동'에서는 무능력한 정권이 외세 식민지로 들어가면서까지

남의 나라 군대를 불러들여 제나라 백성을 짓 밟았고

 

해방이후,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개인과 집안이 희생된 독립운동가들을 제대로 보상은커녕

      친일파들과 그 후손들의 세상이었으며

 

그런 분위기 속에서 독재에 저항한 학생과 시민들의 순수한 희생의 댓가인 4.19혁명 역시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고 5.16세력에 의해 그 가치를 탈취당해 왔으니...

 

만족 할 정도로 껍데기들이 다 걸러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차적으로 걸러진 부분이 있으니

이번 선거는 비로소 '민주공화국다운 民의 혁명'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시에 대한민국의 유구한 오랜 역사는 강대국에 事大를 해야만 정권을 유지 할 수 있는

      집권층 보다는 국민들의 끈끈하고도 은근한 힘에 의해 이루어져 오는 나라임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이번 선거의 결과를 잘 받아들여 지역을 가르는 편협함이 사라지고

      제대로 된 정당정치가 자리잡아 가기를...

     

      국민들의 의지가 내년 대선까지 이어져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 갈 지도자가

      누군지 존경 할 만한 대통령을 우리도 한번 뽑아봤으면 싶고

 

      사회적인 정의와 원칙이 지켜지고 보다 더 자유롭고 다양성이 공존하는 미래사회,

 우리 자녀세대들이 더 나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가기를 기대 해 봅니다.

 

 

사진 출처: 그림모든

사진설명: 거기서 빠져 나오라. 끌려가서 대타자의 논리에 순응치 말고. 당신이 뒤돌아보는

              마지막 모습을 세상은 잠시만 기억 해 줄 뿐이다. 그것으로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