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옥
그림 속의 강
붉은 강을 향해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어둠이 깊게 내린 서녘 강둑
강물 위에 발을 내려놓자
물 주름이 삽시간에 몰려와 발목을 움켜쥔다
나는 아직 죽지 않았기 때문에
강을 건널거야
그림이 잠들지 않는 강물을 흔들어
내 앞에 안개를 어지럽게 풀어 놓는다
강은 나를 끌고 와 여기에서
길을 잃는다
—《시와 정신》2015년 겨울호
안명옥 / 경기 화성 출생. 2002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사진출처: 옛그늘 문화유산 답사회 밴드 (윤점근 롯데 JTV)
시: '푸른 시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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