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봄비- 이수복, 어느 국어샘

생게사부르 2016. 3. 4. 14:44


이수복    


봄비

이 비 그치면
내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 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비 그치면
시새워 벙그워 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 오르겄다.


봄비

            

                   어느 국어샘

 

 

봄비 오는 밤

군대에서 잘 못 맞아

고막이 나간 남편은

봄비를 보려고

자꾸만 불을 밝히고자 한다

 

봄비 오는 밤

깜깜한 어둠에서

봄비는 더욱 빛난다며

귀 밝은 아내는

자꾸만 스위치를 내리자고 한다

 

옥신각신

닥또닥

봄비 오는 밤 

 

 

* * *

봄비라는데 좀 많이 오네요.
이 비 그치면 
봄이 부쩍 가까이 와 있을라나요

봄은 감질나게 맛만 보이고 훌쩍 건너뛰어

여름을 불러들입니다.

이전에 비해 더 덥고 더 긴 여름을 보내야 하네요

아쉬워야 그 의미가 더 진해진다는 것일지...

 

 

' 온대 계절풍 기후로  사계(四季)가 뚜렷하며'

학창시절 배웠던 지리수업의 내용이 언제부터인가 변하고 있네요.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던 아열대 기후가 남해안 지방까지 올라오고

여름은 거의 열대 수준,

하루의 일교차가 커서 하루 안에 여름과 늦가을의 기온이 교차하고

열대성 스콜이 내리기도 하니... 냉대에 속하던 북한쪽이나 온대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