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복
봄비
이 비 그치면
내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 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비 그치면
시새워 벙그워 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 오르겄다.
봄비
어느 국어샘
봄비 오는 밤
군대에서 잘 못 맞아
고막이 나간 남편은
봄비를 보려고
자꾸만 불을 밝히고자 한다
봄비 오는 밤
깜깜한 어둠에서
봄비는 더욱 빛난다며
귀 밝은 아내는
자꾸만 스위치를 내리자고 한다
옥신각신
또닥또닥
봄비 오는 밤
* * *
봄비라는데 좀 많이 오네요.
이 비 그치면
봄이 부쩍 가까이 와 있을라나요
봄은 감질나게 맛만 보이고 훌쩍 건너뛰어
여름을 불러들입니다.
이전에 비해 더 덥고 더 긴 여름을 보내야 하네요
아쉬워야 그 의미가 더 진해진다는 것일지...
' 온대 계절풍 기후로 사계(四季)가 뚜렷하며'
학창시절 배웠던 지리수업의 내용이 언제부터인가 변하고 있네요.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던 아열대 기후가 남해안 지방까지 올라오고
여름은 거의 열대 수준,
하루의 일교차가 커서 하루 안에 여름과 늦가을의 기온이 교차하고
열대성 스콜이 내리기도 하니... 냉대에 속하던 북한쪽이나 온대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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