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죄/ 반칠환
새끼들에게 줄 풀벌레
잡아오던
지빠귀를 새매가
나꾸어갔다
가까스로 허물 벗고 날개
말리던
잠자리를 물총새가 꿀꺽
삼켜버렸다
오전에 돋은 새싹을
다람쥐가 갉아먹는다
그러나 어느 유족도
복수를 꿈꾸지 않는다
다 먹은죄가 있기
때문이다
한 없이 슬퍼도 적막한,
푸른 숲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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