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김영승 권태 1

생게사부르 2019. 10. 13. 10:12

 

 

권태 1/ 김영승


생포한 파리들을 열 두개의 소주병 속에 각 각 한 마리씩 넣고
뚜껑을 닫았다. 그 속에서도 자신만만하게 분주히 날아다니더니
한참 후엔 모두들 풀이 죽었다. 나는 개전의 정이 엿보이는 놈들
을 하나씩 하나씩 석방 했다.


*      *       *


여름 끄트머리 가을 들었다...사흘 걸러 태풍이 올라왔고
' 조국 대첩'이라 붙여질 정도로 양산되는 한 일가를 둘러싼 뉴스
' 조국' 이 아니었어도 '검찰개혁'을 하려는 중심주체에 놓였으면 그 누구였더라도

 

대한민국의 현실도 더 이상 그럴 수 없을 정도의 태풍이 불었다

 

이 시, ' 권태'를 선택하면서

결렬할수록 더 차분해지고 침착해지는 성향이 발동되었다

 

이전 교사였을 때,

소풍이나 현장체험학습, 수학여행을 가기전 날

혹은 방학전 날

아이들은 끝없이 들떴다

정을 주체 하는 자기조절, 통제가 약한 사춘기 아이들이 그 날아 갈 듯한 기분으로 붕 뜨면...

안전사고가 생기기 마련 크든작든 다치는 아이들이 나오기 일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또 가라앉히는 생활지도 모드를 작동시키곤 했다

미리 예방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예방하는 작전이라면 작전...

 

양쪽의 촛불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 조국 수호, 검찰 개혁' 쪽은 다수가 모였던데 비해 그 뒤처리가 깔끔하고 후유증이 별로 없지만

다른 쪽은 크고 작은 불상사가 일어나고 있다.

 

그게 민주시민 의식이다. 글로벌한 시대 세계시민의식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 그놈이 그놈이야!' 해도 잘 보면 수준 차이가 남을 알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속한 집단의 그런 수준차이를 읽느냐 못 읽느냐는 개인 선택이다

물론 ' 신념' 이나' 삶의 가치관'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자신가고

있는 방향에서 턴해서 반대방향으로 가기란 쉽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듣기 좋은 소리만 해 대는 주변인들에 둘러싸여 자기도취에 빠져 있지 않은지 점검이 필요하다

자기와 성향이 다른이들이라고 비난하거나 분노하면서 스스로 벽을 쳐 버리지 말고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분석해 보는 노력이 있어야

자기 생각과 판단에서 균형을 잡을 수가 있다

 

시인은 소주병에 가둔 파리를

' 개인의 정이 엿보이는놈들을 하나씩 석방'하는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버릇이 잘못 든 개나 고양이를 전문가가 나와서 바로 잡아주는

TV 프로그램 을 볼 때마다 느끼는 마음

 

사람도 저렇게 단순히 교정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한 개인으로 봐서도 시간이 참 아까운데,
허위와 거짓, 자기기만으로 낭비하며 살아가기엔 한 생이 정말 짧아서...

 

주변 사람들이 ' 돈, 금력'에 집중하는 과도한 관심의 반만이라도 ' 자기 통찰' ' 삶에 대한 자기철학'을

가지기를

 

' 자기중심적'으로만 살지 말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적인 삶에 대한 이해와 철학을 갖기를

 

좋은 계절, 가을이다 

짧게 지나가겠지만....

 

 

 

오천년 후 예상되는 인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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