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조민 마음의 개념

생게사부르 2019. 10. 7. 07:20

 

 

 

마음의 개념/ 조민


재는 아니고

구름 같은 흰 눈이 새 무덤처럼
쌓여가는 밤이고

죽으면 밤이 되자 밤을 쓰는
물방울이고

깎다 만 사과처럼 슬퍼*

수수밭 속에서 으스스 얼어붙은
어둠이고

죽으면 죽은 것으로 살아가자

최초의 문장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오는 당신은
아주 먼 예날이고

꺼지라고

다시는 따라오지 말라고

발가벗은 이빨을 깨물던 그때 그
여름의 겨울이고

돌 속에 들어가

죽은 베르테르의 편지를 받아 쓰느라

발끝은 타는 줄도 모르고




            * 다나카와 쓘타로

 

 

 

 

 

 

'시로 여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희준 오후를 펼치는 태양의 책갈피  (0) 2019.10.12
천돌이라는 곳, 정끝별  (0) 2019.10.10
박노해 살아서 돌아온 자  (0) 2019.10.04
이명耳鳴, 나희덕  (0) 2019.09.28
박소란 심야식당  (0) 2019.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