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유이우
세계가 자신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더 가야 할지 얼마나 덜 가야
할지 모르는 채로 더 멀리 가버리는
새처럼
세계지도처럼 당당하고
비행기는 날고 구름이 피해가고
별은 사람을 비추었다
숫자처럼 엉켜 있어 만져지는 허공을
해석되지 않는
세계는 자신을 바라보았다
어느 날 풍경에서는 세계가
틀림없이 멈춰 서고
그때 그런 삶도 있겠지 싶은 골목으로
바람이 걸어나갔다
창비시선 434 < 내가 정말이라면>
1988. 경기 송탄
2014. 중앙신인 문학상 등단
시집: 내가 정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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