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수종사 삽살개처럼/ 심언주

생게사부르 2019. 7. 27. 11:23

 

수종사 삽살개처럼/ 심언주


   네발 수행이나 할걸, 운길산에서 송촌리를 오르내리며
바람 소리라도 들을걸, 눈 빠끔히 구름 빛 털을 장삼처럼
걸치고 비에 흠뻑 젖어 보고 장신구 삼아 도깨비바늘도
붙여보고 풀, 꽃, 냄새 몯혀 와 절 마당에 내려 놓아 볼걸,
꼬리로 툭, 툭, 바닥을 두드리며 두물머리 엉겨 흐르는 물
살도 내려다보고, 강줄기를 지웠다 그렸다 속 모를 안개
뒷자락을 밟아도 볼걸,

    절의 귀에 매달린 물고기
    울음 소리 귀에 걸고,

 

 

*        *        *

 

 

사람으로 태어나서

큰 어려움 없이 세상이 살아지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변화 무쌍한 세상살이에 마음이 복잡지면...

무심해 보이는, 특히나 수행하는 절에 있는 개라면 부러울 법도 합니다

중남미 여행중 어디서나 늘어져 자던 팔자 좋은 개들도 생각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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