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성윤석
해월海月이라고도 불렀답니다. 바다의 달, 정약
전은 유배지에서 얼굴과 눈도 없이
치마를 드리워 헤엄을 친다고 기록하고 있습죠.
달이 치마를 드리워 세상의
사람을 어디론가 어디론가 알 수 없는 이끌림과
당김을 향해 가게 하듯이 오롯이
바다가 뒤집어져야 해파리떼들이 다시 사라지겠
지만 오늘은 시월의 달이 너무 부풀어
저빛의 치마를 견딜수 없군요. 그래요. 떠나온
곳의 미련처럼 오늘은 해파리떼도
몰려왔군요.
그래요. 가고 있는 길의 두려움처럼 바다에 수만
의 달빛 치맛자락들이 꽃잎처럼
떨어져 있군요. 저 꽃잎들의 간 곳을 내가 새롭게
기록한다면 달빛 하나 바람에
훅, 날려 당신 자는 곳 창가에서 휘날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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