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감꽃 정완영, 김태준

생게사부르 2018. 6. 1. 15:51

감꽃/ 정완영



바람 한점 없는 날에, 보는 이도 없는 날에
푸른 산 뻐꾸기 울고 감꽃 하나 떨어진다
감꽃만 떨어져 누워도 온 세상이 환하다

울고 있는 뻐꾸기에게, 누워 있는 감꽃에게
이 세상 한 복판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여기가 그 자리라며 감꽃 둘레 환하다


감꽃/ 김준태


어릴땐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먼 훗날엔 무얼 셀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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