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안 괜찮아, 야옹 김혜미

생게사부르 2018. 4. 29. 23:45

안 괜찮아, 야옹/ 김혜미


괜찮지?
고양이 목에 줄을 맸다

괜찮지?
고양이를 책상 다리에 묶어 놓았다

괜찮지?
물그릇과 밥그릇
그 사이를 오고 갈 수 있으니까

괜찮지?
고양이한테 물어보지 않고

괜찮지? 정말 괜찮지?
나한테 물어 보았다

 

 

 

*        *        *

 

 

인간은 극히 이기적인 동물일지도 모른다.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상대방을 위하는 것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거창하고 특별한 선물이나 인심쓰기도 본인이 좋은 방식이어서는 상대가 반응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대한 반응이 돌아오지 않으면 섭섭해하고 실망하다가 심하면 괘씸하게 여겨 감정이 상하거나

심사가 틀어지기도 한다. ' 위해줘도 고마운 줄도 모르고... 다시는 해 주나 봐라'

 

작은 것이라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 줄때 고맙고 감사하게 여긴다

기도 역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무 조건없이 상대를 위해 하는 기도가 진정한 기도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 다 널 위해서야. 널 사랑해서 그런다니까'

애인이나 아내에게 또는 남편에게 진정 상대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려보려 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행동을 하고는 다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 착각한다

대화가 가능한 인간도 그러한데 말 못하는 짐승에게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동물사랑인지 동물학대인지는 동물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상대를 나라고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 괜찮지?' '괜찮지?' 

' 안 괜찮아, 야옹'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여 묶어 놓는데 괜찮을리가...사람이나 동물이나 자유롭고 싶기는 매한가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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