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서정춘 선운사 점묘, 김용택 선운사 동백꽃

생게사부르 2018. 2. 14. 16:35

서정춘


 

선운사 점묘


 

동백숲이 정처定處다

아껴서 듣고 싶은 철새가 운다

울다가 그만둔다

귓속이 환해진다

동백숲 그늘을 치고 동백이 진다

할! 맞아 떨어진 점화點火를 본다

 

 

 

 

김용택

 

 

 

선운사 동백꽃

 

 

 

여자에게 버림 받고

살얼음 낀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말자

다시는 울지말자

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      *

 

 

     남해안의 섬이나 바닷가 해안도로변으로 무수히 동백꽃이 피지만

역시 선운사 동백이 단연 우세한지...

 

서정춘 ' 선운사 점묘'

할! 한마디면 ...완결판이랄지

맞아 떨어진 동백, 점화

피는 것도 지는 것도 '할' 이라는...(김수환샘 감상)

 

 

김용택샘 시는 ' 여자' 라기 보다는

'여학생' 에게로 바꿔 읽고 싶네요.

중고딩 첫사랑 남학생의 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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