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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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된 나무들은 그림자를 쪼개는 데 열중한다
새들은 부리가 낀 곳에서 제 소리를 냈다
다른 방향에서 자란 꽃들이 하나의 화병에 꽂힌다
늙은 엄마는 심장으로 기어 들어가고
의자는 허공을 단련시키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같은 자리에서 신맛과 단맛이 뒤엉킬 때까지
사과는 둥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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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어오르는 것들은 공포다 안에 등달린 것들이 들
어 있다
구름은 얼룩이다 알아차리자 그 자리에서 멈춘다
새는 바닥에 떨어졌다 오래 죽은 척하고 있다
드라이버 돌리는 소리
신들의 마당은 모래로 되어 있다 목이 구근처럼 얕게
묻혀있다
허공은 뼈들을 모으는 중이라고
계단은 허공의 고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인간은 무릎을 둥글게 깎아내는 데 몰두하는 중이라고
쓰고나자
제일 시시한 것은 인간이다
구름허밍 사라지다 만 너의 꼬리
이쪽의 어둠을 떠메고 저쪽의 어둠에게 가는
길들은 너머까지 밀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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