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최승호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 식당, 머리 잘린 개구리

생게사부르 2017. 12. 11. 15:15

최승호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 식당



당나귀 요리 전문 식당이 문을 열었다는데
백석의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생각나는데
당나귀 스테이크를 먹어야 하는 것인지

백석의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생각나는데
먹기 위해 살아야 하는 것인지
살기 위해 먹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먹기 위해 먹어야 하는 것인지

백석의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생각나는데
여물통의 지푸라기를 씹으며
당나귀 농장의 당나귀들이 머리를 숙이고 있는데
복제 당나귀들인지 모두 그놈이 그놈 같은데

백석의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생각나는데
수백명의 복제 나타샤가 처녀자리에 앉아 있는데
당나귀 농장의 당나귀들은 왜
여물통의 지푸라기를 씹고 있는 것인지



머리 잘린 개구리


미치고 팔짝 뛰겠네
머리 잘린 개구리가 은하수를 건너 뛰어간다네
공겁 밖으로 힘차게 뛰어간다네
개굴 개굴
개굴 개굴
울음주머니 속 은하수를 게우면서
개굴 개굴
개굴 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