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또 다른 꽃들
창의 햇볕을 가린다고
잘라낸 자리로 물 오르는 소리
눈물일는지
그래도 화신은 난만할는지
꽃 망울은 온밤을 시끄럽혔다
발을 저는 까마귀, 타다 남은 타이어, 동공 가득 퍼지던
끄름, 지난 여름 칼집 아래 꿈뻑이던 잉어 눈, 소주병 조
각이 새살 속으로 파고 들었다 꽃이 피었다
그리하여 창밖
개구리 어깨로 맞은 아침
옆집 담장 위 화분에로
이미 나는 나의 회생부를 놓쳐버렸는지
살구나무 물 오른 자리
파꽃이 피어 있었다
환히 피어서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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