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사적 일상

죽음도 삶의 연장이고

생게사부르 2017. 11. 19. 01:54

죽음도 삶의 연장이고
                                  ...죽음을 금기시 하지 않는 문화

 

 

멕시코에 있는 동안 우리 문화에서는 약간 금기시되는 ' 해골', 그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화점을 비롯하여 가는 곳 마다 ' 해골'을 주제로 한 상품들이 무수했다. 장식인형, 장신구, 의자 등등

죽음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긍정적이고 해골을 친근하게 대하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멕시코에는 11월에 시작되는 모든 죽은 자들을 기리는 ' 死者의 날'이라는 오랜 전통 축제가 있다

 

  날에는 각 가정마다 또 각 공공장소마다 죽은 자들을 위한 무덤과 제단을 마련한다.

그리고 사자의 날 이틀 전에는 조상들의 묘를 찾아가 간단한 차례를 지내고 무덤을 단장하기도 하고,

전날 저녁에는 각종 과일과 음식, 촛불이 차려진 제단을 마련해 놓고 술을 따르며 절을 하기도 한다.

특히 인디오가 많은 오아하까 인디오 마을에서는 제사상의 과일을 한국처럼 영혼들이 먹기 좋게 윗부분을 칼로 도려내

 2~3단의 제기 위에 올려놓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들은 한국의 명절 때 차례를 지내는 모습과도 상당히 유사하다.

 

 

 

 

 

 

우리나라는 죽음에 대해 다소 금기적이고 장례절차 또한 엄숙하며 슬프고 우울한 분위기인데 반해

멕시코는 이 사자의 날이 가까와오면 유쾌하고 귀여운 모습의 해골 인형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무덤이나 제단은 화려하기 이를 때 없는 꽃들과 음식들로 장식된다.

오랜만에 현세에 찾아오는 영혼들이 즐길 수 있도록 축제를 여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자의 날'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축제에만 신경 쓴다는 비판의 소리도 있다지만,

멕시코의 지성들이 모인다는 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의 마당에 가면 죽은 자의 날 몇 주 전부터 무덤을 만들고

 제단을 꾸미는 일에 땀을 흘리며 열중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단지 하루를 즐기려는 의도만은 아닌 듯 ...

 

정성껏 준비하고 즐겁게 보내는 멕시칸들의 '사자의 날,'

축제 분위기인 멕시코의'  사자의 날'과 엄숙한 분위기의 한국의 제사는 서로 다른 문화지만 죽은 자를

추모하기 위해 정성을 쏟는다는 점은 일정부분 일치한다.

 

한국과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멕시코, 그리고 인구 대부분이 카톨릭 신자인 나라에서 “사자의 날”이라는

한국의 제사와 비슷한 모습의 의례가 있다는 것은 멕시코와 한국의 정서가 서로 통한다는 생각까지 갖게 해 준다.

정 많고 매운 음식 좋아하는 부분에서도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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