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사적 일상

물리지 않았던 식사

생게사부르 2017. 4. 13. 09:08

물리지 않았던 식사

 

 

 

음식에 관한 한 별로 아는 것이 없어서 포스팅을 잘 하지 않습니다.

 

이전에 우스개 말로 얼굴 예쁜 여자는 몇 일(몇 년인가?)

성격 좋은 여자 뭐 어쩌고 어쩌고...

등등 결국 음식솜씨 좋은 여성을 부인으로 맞으면 ' 남자들 평생의 복'이라고 하더니

그런 의미에서 우리집 남편과 아이들은 복이 없는 편이네요.

 

 음식을 맛있게 잘 하지 못하는 입장에서 사먹든 대접을 받든 개인적으로야 감지덕지 감사하게 먹으면 되지만

 가족들에게는 늘 미안한 생각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직장 다닐 때는 바빠서 그랬다치고 시간 여유가 나면 음식 만드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보리라 벼루었는데... 글쎄요... 책이나 뒤적이고 시나 읽고 컴퓨터 앞에 앉는게 일상인데...

마음만 가득하지 막상 일상으로 옮기는게 쉽지 않습니다. 

 

결국은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느냐? 총 에너지를 소모하는 영역이 어느쪽이냐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특히 우리 나이 즈음에는 가족이 없어서 겨우 한,두사람 먹는데다 바깥으로 나다니면서 먹을 일도 많아서

재료를 사고 다듬고 조리를 하는 일이 번거롭기도 하지만 재료나 음식이 남아 버려야 하는 일이 많아서

조금씩 사 먹는 것이 오히려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경제적입니다.

 

 '요리'를 못 한다는 것이고 그나마 반찬은 '간'은 맞춘다는 점에서 다행이라면 다행인 셈입니다.

 

 

매주 화요일 시 교실 마치면 점심을 먹게 됩니다.

진주에는 곰탁곰탁 가정집에서 해 내는 '자연밥상'식의 식당이 많아 시교실 주변에서 먹어도 늘 즐거운 식사가 됩니다

 

보통 추어탕, 보리밥, 강된장, 청국장 등의 메뉴를 선택하는데 밑반찬도 맛이 있습니다.

 국수, 칼국수, 수제비 등의 면을 먹기도 하고 문화회관 주변으로 옮기면 한정식집도 있고요.

 

어릴 적 아버지께서 추어탕을 좋아하셔서 추어탕 먹을 기회가 많았습니다.

물론 그 시절에는 논 사이사이 고랑에서 잡은 자연산 미꾸라지였지요.

그러나 지금은 집에서는 추어탕 먹을 일이 전혀 없습니다.

저를 제외하고 추어탕 먹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지요.

 

시교실 나가는 일년 남짓, 가장 많이 먹은 메뉴가 추어탕일텐데...물리지 않고 늘 맛있게 먹는 곳이 있어

그 또한 감사하고 행복한 일입니다.

 

요즘은 '혼밥' '혼술'하는 사람이 많고 그에 부응해서 그런 식당들이 생겨나는 경향이지만

 모임에서 '음식 궁합'이 맞는 사람을 만나는 일도 대단한 행운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