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상족암의 추억
지난 주 모처럼 고성 상족암을 가 보게 되었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가 본게 1999년 중 3 남학생 수련활동 인솔하고 갔으니 20년이 좀 못 되나요
물론 그 이전에도 애들 어릴 때 두어번 다녀 온 곳이기도 합니다만
그때는 지금처럼 ' 공룡축제'로까지 자리잡히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상족암이어서
바닷가에 내려가 공룡 발자국에 발을 대 보기도 하고 게딱지도 만나면서 물에 발을 담그고 놀기도 했던 곳이었습니다.
통영중학교는 첫 발령을 받아 6년을 근무했는데 마산으로 나왔다가 10년후 다시 가서 2년을 있다가 나왔습니다.
고등학교 입시가 있는 남자중학교인데 교사들이 추천한 탓에 안한다 소리도 못하고 3학년 부장을 맡아 고생도 했지만
본인이 희망해서 맡았던 담임들인지라 다들 잘 도와 주셔서 참으로 즐겁고 보람있는 한 해를 보낸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년동안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수련활동 또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수련활동 시 학생들 준비품목과 유의 사항을 나눠주는데 학생에게 허용되지 않는 품목을 몰래
가져오는 친구들이 꼭 있습니다.
사전에 조사를 하고 찾아 냈는데 소주가 아홉명, 화투, 카드 등등
우리 반에서는 복학한 학생이 흰 목장갑 손가락 사이사이에 담배를 숨기고 있던게 생각 납니다.
집에서 먹고 온 샌드위치에 문제가 있었던지 입소도 하기 전에 한 친구를 삼천포 병원으로 데려 가야했고
놀러 온다고 신나서 따라왔던 농땡이 친구들 중 입소 전 깐깐하게 주의사항 얘기하는 걸 듣자마자
지들 생각하고 다르다 싶었던지 세명이 수련원을 튀쳐 나가버려서...
아이들을 찾으러 나가는 한편 부모님과 연락을 해도 통화는 안 되지
설익은 호기로 동네 아이들과 싸움이라도 하면 어쩌나 싶어 걔들이 무사히 집에 도착 했다는
연락 받기까지 마음 조린 일...
선생님들이 밤새 불침번을 섰던 일 등... 많은 기억을 주는 장소를 다시 가서 보니
감회가 새로왔습니다.
그 당시에는 공룡발자국을 석회로 화석을 뜨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당연히 공룡에 호기심이 많겠지만 공룡이 살았을 당시 지질, 지층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현장학습장입니다
건너편에 병풍바위가 보이네요
담력을 길러주기 위한 잠행 훈련장도 있었는데... 앞으로는 바다가 펼쳐지는 장소에 위치해 있고
아래 사진뒷편에 둥근창이 보이는 건물은 공룡 박물관입니다.
바위를 따라 돌면 동굴이 나오는데 지금은 통제되고 다른 곳으로 길이 나 있었습니다.
모래가 눈으로 보기에는 마치 돌처럼 굳게 느껴집니다
암벽 사이로 뚫고 들어가는 나무뿌리들...자연의 공존입니다만 언젠가는 바위가 모래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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