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황인숙 이름모를 소녀

생게사부르 2017. 5. 18. 08:38

황인숙


이름 모를 소녀


이제,
이름 모를
사람이 없네
뉘신지 당신이
당최 궁금치 않네

이름 모를 거리가 없네
어디에서건 그 곳이
대강 어딘지, 무슨 동인지
절로 알만큼 한 도시에
오래도 살았기에

맹랑하지도 허무하지도
간질간질하지도 않은
하루, 또 하루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흘러간 가요

' 버들잎 따다가 쓸쓸히 바라보는'
가슴을 저미네
알 수 없는 것 투성이고
매사 서툴렀던
흘러가버린 시절
아뜩히 밀려오네

 

 

*      *      *

 

 

5월18일 입니다

5월18일이라고 읽게되면 365일 일년 중 어느하루이고

5.18이라고 읽으면 역사적 의미가 되살아 나는 날 입니다.

 

5.18 당시 최고 통수권자가 형식적으로 감옥에 다녀오고 최근에 숨긴 재산 추징을 당하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건재하고

 '님을 위한 행진곡' 을 그나마 행사예식에서 부를 수 있게 되었다는 정도의 나아감이지만

 

이제 개인적으로는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날 들, 그의미에 짓 눌리지 않고 조금은 놓여나고 싶습니다.

 

학교 업무에서 " 계기교육'을 담당하는 교사가 있습니다. 보통 사회과 교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달력에 나오는 역사적인 날, 사회적으로 각성시켜야 할 날

어떤 경우 24절기까지 포함하여 학생들에게 그 의미를 교육으로 제공하는 업무입니다.

 

사회 변화의 흐름에 따라 계속 새로 생겨나는 날이 있다보니 일년 빼곡히 의미가 없는 날이 없습니다.

어떤 경우 하루에 몇 가지씩 의미가 중첩되는 날도 허다합니다.

 

물론 과거의 역사적 사실은 그 자체로서보다 현재에 되살리는 의미가 더 중요합니다만

이제 현직을 떠났으니 무수한 자료집은 파일 대용량 USB 어딘가 숨겨둡니다.

 

시인이 나와 같은 나이로 알고 있습니다.

나 역시

 

' 맹랑하지도, 허무하지도

간질간질하지도 않은

하루, 또 그런 하루'라도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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