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대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 애인이지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 애인이지요
나의 가슴에 성호를 긋던 바람도
스치고 지나가면 그뿐
하늘의 구름을 나의 애인이라 부를 순 없어요
맥주를 마시며 고백한 사랑은
텅 빈 맥주잔 속에 갇혀 뒹굴고
깃발 속에 써 놓은 사랑은
펄럭이는 깃발 속에서만 유효 할 뿐이지요
복잡한 거리가 행인을 비우듯
그대는 내 가슴의 한 복판을
스치고 지나간 무례한 길손이었을 뿐
기억의 통로에 버려진 이름들을
사랑이라고 부를 순 없어요
지나가는 모든 것과 다가오는 그 모든 파도를
나의 바다라고 부를 수는 없어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 애인이지요
맥주를 마시고 잔디밭을 더럽히며
빨리 혹은 좀더 늦게 떠날 뿐이지요
이 세상에 영원한 애인이란 없어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 애인이지요
1965년, 강원 정선군
1990년 문학사상 시 '촛불의 미학'
* * *
직장에 갓 입사한 상큼한 아가씨들, 아직 풋풋하고 총총한 젊은 남자들
그 존재만으로도 주변을 젊게 만들고 활기를 띠게 해서 신선한 분위기를 만들곤 합니다.
'청춘' 일 때 그 당시는 모르지만 지나고 보면 알게되는 것
'젊음'은 그 무엇으로도 살수 없는, 그 어떤 가치로도 대신 할수 없는 축복이지요.
그래서 이제 아줌마, 아저씨들이 된 이들이 부러워하며 自慰하는 말,
' 저도 처녀 출신이랍니다. 한때는 저도 총각이었답니다.'
그러네요. 이 세상 영원한 애인은 없고보면
'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 애인이네요'
누가 누구의 애인이었든지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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