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
아저씨
해가 지는데
어떤 아저씨가 내 속으로 들어 왔다
먼길을 걸어 왔는지 바람의 냄새가 났다
아저씨는 바퀴처럼 닳았다
그래도 아저씨는 힘이 세다
아저씨라는 말 속에는
모든 남자들의 정처가 들어있다
어두워지는데
어디서 본 듯한 아저씨가 내 속으로
들어왔다
더 갈 데가 없었는지
제 집처럼 들어 왔다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부엌에서 밥을 짓고 찌개가 끓는 동안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나는 벌 서듯 너무 밖으로만 돌았다
어떤 날은 일찍 돌어가는 게 세상에 지는 것 같아서
길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고
또 어떤 날은 상처를 감추거나 눈물 자국을 안 보이려고
온 몸에 어둠을 바르고 돌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일찍 돌아가자
골목길 감나무에게 수고한다고 아는 체를 하고
언제나 바쁜 슈퍼집 아저씨에게도
이사 온 사람처럼 인사를 하자
오늘은 일찍 돌아가서
아내가 부억에서 소금을으로 간을 맞추듯
어둠이 세상 골고루 스며들면 불을 있는대로 켜 놓고
숟가락 부딪치며 저녁을 먹자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 *
대한민국 아저씨들의 고단한 삶,
아줌들이라고 고단하지 않은 건 아니어서 아저씨 대신 아줌마로 바꿔 넣어도 상관이 없겠네요.
딸이 단기간 여행이 아니라 생활을 위해 해외 처음 나갔을 때 제일 처음 한 얘기가 생각납니다.
' 걔들은 그냥 자신의 능력껏 직장 찾아 일해. 능력이 많으면 많은대로 또 적으면 적은대로
공원에서 친구들과 잡담을 즐기거나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서 혹은 그냥 아무것도 안하면서 멍 때리더라도
여유를 즐기는게 그렇게 부러웠다 하더군요.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어떤 생활을 하면서 어른이 되어 나가는 지 생각해 보면
우리의 아저씨 아줌마들이 왜 '일벌레'가 되어 살아야하는 지 그 답이 나옵니다.
유치원 시절부터 학교라는 집단 속에서 경쟁이 일상화된 나라
거의 청소년기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면서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선택이 제한되는
기숙생활을 하거나 밤 늦은 시간에 축 쳐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
대학 진학을 위해, 또 학점을 유지하기 위해, 취업을 위해, 직장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그러한 생활은 계속됩니다.
이것만 끝내면, 이것만 마치면... 끝없이 유예되는 행복을 제대로 누릴수 있는 그 날은 과연 언제일까요?
부디 새 정권하에서는 서민들의 소박한 일상이 누려질수 있기를 바라면서 다음 기사를 소개합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지 고민 해 볼 일입니다.
한국인 근로시간 세계 2위 만성피로 증후군 '1위는 어디?'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민 81%가 피로를 호소하는 '과로 사회'입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람의 81%, 특히 30대는 90% 이상이 일상에서 피로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몇년동안 한국인의 평균 근로시간이 세계 2위로 드러났습니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OECD 34개 회원국의 근로시간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2163시간으로 회원국 중 2위를 차지했습니다
멕시코(2237시간)는 6년째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근로시간인 2163시간은 OECD 평균 1770시간의 1.3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또한 근로 시간이 가장 적은 네덜란드의 1380시간과 비교하면 1.6배에 이릅니다.
한국은 2007년까지 8년간 1위를 유지했지만, 2008년 한국이 2246시간으로 줄면서 멕시코(2260시간)에 이어
6년째 2위입니다.
2004년 7월부터 시행된 주5일 근무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근로시간이 비교적 적은 국가는 네덜란드와 함께 독일(1388시간), 노르웨이(1408시간),
덴마크(1411시간), 프랑스(1489시간) 등의 순입니다.
근로시간이 조금씩 줄어들었지만 복지 등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근로시간 감소가 실업률 상승과 시간제 근로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사람의 일하는 시간은 OECD 평균보다 하루에 1시간 반 정도 더 길지만, 수면 시간은 33분이 더 짧습니다.
(2014년 기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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