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이화은 미간, 나비

생게사부르 2017. 4. 1. 00:33

이화은


미간


눈썹과 눈썹 사이가 멀어 시인이 된 여자
눈썹과 눈썹 사이를 평생 걸어가는 여자

눈썹에서 눈썹까지
한 번도 당도하지 않은 여자

잃어버린 황금 눈썹 한 포기를 찾아
끝없이 방황하는 여자

상상의 구름떼가 그녀의 눈썹을 뜯어 먹는다
흰 이마에 푸른 번개가 뜨고

별을 보고 점을 치는 예언자처럼
가장 뜨거운 시의 심장을 훔쳐 도망쳐 온
눈썹과 눈썹 사이 광활한 미간眉間


나비


저 가벼운 터치를
시라고 말해도 되나

저 단순한 반복을
시라고 말해도 되나

저 현란한 수사를
시라고 말해도 되나

허공을 즈려 밟는 위험한 스텝을
꽃에 얽힌 지루한 염문을

한번쯤
하루쯤
한 生쯤은 삶을 바꾸고 싶은
저 미친 외출을 시라고,
시인이라고 말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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