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윤동주 삶은 오늘도 죽음의 서곡을 노래하였다 이 노래가 언제나 끝나랴 세상 사람은 뼈를 녹여 내리는 듯한 삶의 노래에 춤을춘다 사람들은 해가 넘어 가기전 이 노래 끝의 공포를 생각 할 사이가 없었다 (나는 이것만을 알았다 이 노래의 끝을 맛본 이들은 자기만을 알고 다음 노래의 맛을 알려주지 아니 하였다) 하늘 복판에 알새기듯이 이 노래를 부른자가 누구뇨 그리고 소낙비 그친 뒤 같이도 이 노래를 그친자가 누구뇨 죽고 뼈만 남은 죽음의 승리자 위인들! 사랑스런 추억 봄이 오는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차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