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 속리산에서, 대숲에 내리는 달빛, 흔들리는 것들 나희덕 2. 俗離山(속리산)에서 가파른 비탈만이 순결한 싸움터라고 여겨온 나에게 속리산은 순하디 순한 길을 열어 보였다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 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듯 평평한 길은 가도 가도 제자리 같았다 아직 높이에 대한 선망을 가진 나에게 세속을 벗어나도.. 시로 여는 일상 2015.12.07
황동규 삼남에 내리는 눈, 즐거운 편지, 조그만 사랑 노래 황동규 편 삼남에 내리는 눈 봉준(琫準)이가 운다, 무식하게 무식하게 일자 무식하게, 아 한문만 알았던들 부드럽게 우는 법만 알았던들 왕 뒤에 큰 왕이 있고 큰 왕의 채찍! 마패 없이 거듭 국경을 넘는 저 보마(步馬)의 겨울 안개 아래 부챗살로 갈라지는 땅들 포(砲)들이 얼굴 망가진 아.. 시로 여는 일상 2015.12.07
조동화 나 하나 꽃피어, 도종환 담쟁이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받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 오른 는 것 아니겠느냐 도종환 담쟁.. 시로 여는 일상 2015.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