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이석구 생일, 김상옥 어느 날

생게사부르 2017. 2. 14. 00:13

이석구

 

 

생일

 

 

꽃진자리 그렇듯이

밥상을 미는 듯이

 

아무렇지 않은듯이

쉽게 먹은 나이 한 살

바람에 햇살 감듯이

지나가는 날이다

 

 

 

김상옥

 

 

어느 날

 

 

구두를

새로지어

딸에게 신겨주고

 

저만치

가는양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한 생애

사무치는 일도

저리 쉽게 가겠네

 

 

 

*      *      *

 

 

아무렇지도 않게 

쉽게 나이 한 살 더하고

아이들 뒷 바라지

넋을 빼앗기며 바쁘던 날

물 흐르듯 다 지나고

 

꽃진자리 다시

꽃 피어 새봄 오고

 

한 생애

저리 쉽게 가지

사무칠 일도 없는

이즈음임에랴...